양평군 문호리팥죽 설화
봉이 김선달 이야기
김선달이 장난이 심해 건달처럼 지내는데 집안을 돌보지 않아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.
한번은 동지가 다가와 팥죽을 쑤어야 할 텐데 팥이 없었다.
김선달은 이웃 대감집에 찾아가
" 저, 대감님, 내일 모레가 동지지요? " " 그래 동지지, 참 자네 팥죽 쑤어먹을 것도 없겠구만? " " 예 없지요 뭐... " " 곧 정월도 되니까 쌀 한말하고, 팥 한말 가져가게 "
김선달은 쌀과 팥을 짊어지고 집에 와서 식구는 두 식구 밖에 안되는데 쌀 한말과 판 한말을 모두다 죽을 쑤었다. 동지는 내일 모레인데 미리 죽을 쑤어서 솥에 끓여놓고 식으면 데워먹고 또 데워먹고 하여 정작 동짓날이 되서는 팥죽이 쉬어 맛이 이상하게 되었다.
" 아이, 이제 못먹겠어요 쉬어서... " " 응 저거 오늘 장에 가지고 가서 팔지 뭐 " " 아니 여보 그 쉰 팥죽을 누가 사우? " " 응 다사먹는 사람이 있어 "
하고는 팥죽을 동이에 담아 장에 가지고 가서 길목에 갖다 놓고 파는데 김선달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.
김선달은 장꾼들에게
" 자네들 오늘 동진데 동지 팥죽 안먹나? " " 아 먹어야지 어디 동지 팥죽이 있나요? " " 응 내가 팥죽을 좀 쑤어 가지고 나왔는데? " " 아유 김선달님이 쑤어가지고 왔다면 여기서 먹어야지요? " " 그런데 자네 초친 팥죽을 먹어봤을까? "
하고 업신여기는 것 처럼 말을 하자 장사꾼들은 초친 팥죽은 이름도 못들어 봤지만 무시당하는게 화가나서
" 그럼 먹어보지 않구요 "
하고는 한 그릇 시킬것을 두그릇씩 시켜 먹는데 한 숟갈 떠서 먹어보니 쉰내도 나고 시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. 그래도 오기가 나서 상을 찡그려 가며 두 그릇씩 억지로 다 먹는것이다. 이렇게 김선달은 쉰 팥죽 한 동이를 다 팔았다는 문호리 팥죽 설화가 있다.